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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오름 탐방기

겨울한라산을 만끽할 수 있는 어리목코스




며칠 전 한라산에 많은 눈이 내려 큰 기대를 하고 아침 일찍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동트기 전 새벽하늘이라  구름이 있는지 없는지 구별이 되질 않는다.

어찌됐건 차를 몰고 1100도로를 따라 어리목광장까지 갔다. 도로 군데군데 결빙이 되어 있어 조금은 긴장을 하며 조

심스레 운전을 했다. 악명높은 1100도로(1139번도로)가 아니던가. 제주도의 대형사고의 절반이상은 이 도로에서 발

생된다.



어둠을 뚫고 도착한 어리목광장은 하얀 눈세상이다. 한라산에 대설경보가 내려졌던 며칠전 뉴스가 이제야 실감된다.

현재시각 07:30분. 어리목광장을 출발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출발한지 몇분 안되어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기 시작한

다.  어리목코스는 처음 어리목광장에서 사제비동산까지 1시간여 동안 급경사를 끝임없이 올라야하기 때문에 이 구간

만 견뎌낸다면 사제비동산에서부터는 윗세오름까지 무난하게 평지가 이어진다.  어리목코스는 자연휴식년제로 정상

까지는 등반이 통제되고 1700m 윗세오름까지만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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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부터 눈꽃이 장관을 이룬다.  온통 하얀색을 칠해 놓은것처럼 나무색을 구분하기 어렵다.

올라갈수록 눈꽃이 솜사탕으로 보인다.  가지마다  쌓여있는 눈송이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오르기를 1시간여. 탁트인 시야가 펼쳐진다. 사제비동산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어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하다. 한라산을 몇번을 올랐지만 올겨울은 아무래도 날씨와 인연이 없

는 듯 하다. 그래도 눈덮인 하얀 겨울한라산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윗세오름휴게소에 도착하여 컵라면 하나로 아침을 해결했다. 역시 깊은 산장에서 먹는 라면맛이란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올라오면서 흘렸던 땀이 식으니 한기가 느껴진다. 휴게소안에 밖의 날씨를 보여주는 온도계를 보니 영하7도다.
 
올라올때 몰랐던 추위가 이제서야 느껴진다. 파란하늘에 눈부시게 빛나는 백색의 설원을 렌즈에 담아보려는 기대는

접고 하산하기로 했다.




이미 날은 훤히 밝았고 오늘이 주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하산길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좁은 등산길에 끊이지 않는 등산객들의 행렬로 인해 하산길이 지체된다.

겨울한라산이 이처럼 매력적이던가. 눈반 사람반이다. 헉헉대며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힘내라고. 조금만 올

라가면 된다고. 여유를 부려본다. 조금전의 내 모습을 생각하며 이것이 먼저 오른자의 여유이고 새벽등산의 매력이라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잠깐 몇초사이에 안개가 걷히는가 싶더니 파란하늘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혹시나 백록담 화구벽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걸음을 멈추고 기다려본다. 이 만세동산을 내려가면 날이 좋아도 백록담은 보이질 않는다.  기다려 봤지만

오늘은 아닌듯싶다.


내려와서 본 어리목광장 주차장은 물론 비좁은 도로변까지 차량들로 넘쳐난다.  이미 차를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포

화 상태가 되어 버린듯 싶다. 주말을 이용하여 한라산등반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여유롭게 산행도 즐길 수 있고 혼잡함을 피할 수 있어 겨울 설산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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