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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오름 탐방기

여름의 막바지에 선 어승생악


어승생악은 제주도민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오름 중의 하나이다. 이 배경에는 어승생(한밝) 수원지의 존재와 함께 임금의 타는 말(어승마)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의외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승생악은 제주시 해안동(산 220-1번지)에 위치하며 어리목 광장의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한라산의 기생화산인 어승생악 (어승생 오름)은 한라산 국립공원 어리목지구에서 오를 수 있는데, 천왕사에서 서귀포 방면으로 1100도로를 다시 타고 구불구불 고갯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좌측으로 어리목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어리목에서 어승생악 정상까지는 왕복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등산로는 통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고 정상부는 토양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바닥을 널따란 나무판목으로 깔아놓았다. 초입에 "어승생악등산로"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어승생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임금님이 타는 말이 나는 곳"이라는 데서 생겨났는데, 이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중앙의 한 관리가 역모죄로 누명을 써서 귀양을 오게되었는데 이 관리는 오직 임금과 나라를 걱정하며 이 곳에서 숨을 거두지만 "내 자신은 다시 태어나서 임금이 타는 말이라도 되어서 임금을 보필할 것이다" 라는 말을 남기며 숨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곳에서 아주 뛰어난 명마가 탄생하여 거닐고 있는 것을 본 마을사람들이 "저 말은 필시 그 관리가 환생한 말이다"고 여기고, 이 말을 잡아 임금님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어승생악 정상에 서면 한라산 백록담과 한라산 북쪽지역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분화구에 물이 고여있다.

어승생악 또 하나의 볼거리는 정상 좌우로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2개의 토치카이다. 제국주의 일본이 태평양전쟁 당시에 만든
철근 콘크리트 토치카로서 제주도의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1100도로가 구불구불 계곡처럼 산속에 가려 보일락말락 운치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