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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오름 탐방기

가을이 만들어 놓은 그림 - 한라산 영실계곡의 단풍

 

발끝에 바삭바삭 낙엽 밟히는 소리가 나는걸 보면 단풍도 끝물인것 같습니다.

 

자연의 섭리는 어김없어 때가 되면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 입고 또한 그 색을 수시로 바꾸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

 

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 합니다.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하다는 식상한 표현은 쓰고 싶진 않지만 그 이상의 어떤 표현도 없을 듯 화려하기만 한 색입니다.

 

영실계곡을 찾았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 바쁘다는 핑계로 며칠씩 미루었던 한라산을 이제야 찾게 되었네요. 이미 단

 

풍은 절정을 지나 막바지에 이른 듯 합니다.

 

 

 

 

 

 

영실계곡으로 가는 1100도로에서부터 단풍이 알록달록 심상치 않은 색을 자랑하더니 올라갈수록 역시나 나를 실망시

 

키지 않더군요. 한라산의 노을을 볼 욕심으로 일부러 입산통제시간인 두시에 맞춰 느즈막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영실코스는 초반 30여분의 급경사만 참고 오른다면 병풍바위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

 

다. 요즘 중국발 미세먼지인지 시내권은 뿌연 대기로 한라산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이곳 한라산에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이래서 산이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네요. 

 

 

한라산에서 단풍구경은 역시나 이곳 영실계곡이 최고인 듯 합니다.  병풍바위 틈으로 물들은 단풍들이 알록달록 색동

 

옷을 입은 듯 눈길을 사로잡네요.

 

 

 

 

 

 

 

 

 

 

 

 

 

단풍놀이에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 보니 어느새 백록담 화구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백록담에 하얀 구름이 걸치면서

 

멋드러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오늘은 여러모로 운이 좋네요.

 

 

풍경에 취하다보니 금방 해가 나뭇가지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단풍객들로 왁자지껄 시끄럽기만 하던 등산로는 텅비어

 

있었습니다. 서둘러 하산하지 않으면 금방 땅거미가 내려 앉을듯 합니다. 하산길에 멋진 운해가 펼쳐지며 하루를 마감

 

합니다.

 

 

또다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리듯 어둠이 내려앉은 등반로는 낙엽밟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옵니다. 나무들도 모

 

든걸 털어내고 몸을 단촐하게 하여 또다른 계절을 준비하듯이 우리네도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과 후회를 털어내고 새로

 

움을 준비해야 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