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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오름 탐방기

활활 타오르는 절정의 한라산 영실코스의 단풍





한라산 단풍이 절정이다.  한라산 영실코스를 찾았다.

일요일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른 보람도 없이 입구부터 차량이 밀리기 시작한다.  결국 영실휴게소

까지 가지 못하고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30여분을 걸어가야 했다. 6시를 갖 넘긴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도 않은 이른
 
새벽이지만 이미 영실휴게소 주차장은 만차를 이루고 있었다. 절정에 이른 한라산의 마지막 단풍을 보기위해 모두

모인것 같았다.


영실휴게소에서 등반로로 들어서니 울긋불긋 단풍이 희미한 새벽빛 사이로 그 화려함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등반로

테크 옆으로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새벽의 고요함을 깨운다.

영실코스의 단풍은 1300고지에서 1400고지까지가 가장 화려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그렇게 화려하게는 느껴지지

는 않지만 그래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등산로를 따라 그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1300고지에서 1400고지까지는 영실코스에서 가장 가파른 코스이다.  숲을 헤치고 가파른 돌계단을 지나면 탁트인

시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뒤를 돌아보니 서귀포 앞바다와 멀리 산방산과 가파도, 마라도까지 조망된다. 헉헉대며

올라온 그 순간을 지나니 가슴이 뻥 뚫린듯한 기분이다.

병풍바위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갑자기 세상이 훤해지는 듯 느껴지더니 붉은 단풍이 햇빛을 받아 한라산이

훨훨 타고 있었다.


우뚝 솟은  병풍바위가 희끗-히끗 모습을 드러내더니 능선위에 매달린 오백장군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기암괴석 사이에 군락을 이뤄 꽃을 피운 검붉은 단풍은 가을 정원을 만들었다. 여명이 걷히고 아침을 맞이하는 순간에
 
맛보는 산기운과 산 풍경은 짧은 순간 눈앞에 펼쳐졌다.  사람들이 왜 산을 찾는지 알 것 같았다.


1600고지 구상나무 숲을 지나자 조금전까지 보이던 해는 안보이고 먹구름이 잔뜩이다. 그래도 시원하게 펼쳐진

선작지왓 등산로는 우뚝 솟아있는 백록담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노루샘에서는 약수가 콸콸 쏟아졌다.

윗세오름 정상에서 먹는 컵라면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컵라면이 아닐까싶다. 맛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방금 지나쳐온 단풍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 하산길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