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한라산 설경(어리목코스)
며칠전 한라산에 대설경보가 내렸다. 올해 들어 벌써 두번째 대설경보다. 애나 어른이나 눈이 오면 마음이 설레이는 것은 마찬가지인 듯 하
다. 등산 통제가 풀리자마자 이른 아침 한라산을 찾았다. 어리목광장에 도착하니 온통 하얀 눈세상이다. 오기는 엄청 온 모양이다. 한시간
여의 급경사의 숲속을 통과하여 사제비동산에 도착하니 벌써 여명의 기운이 올라오는 듯 하다. 여기부터는 나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
은 눈이 싸여 있다. 모든 것을 눈으로 감싸 버린듯 하다. 발 아래에는 운해가 온세상을 뒤덮고 있다.
요즘 일출시간이 7시 30분인데 8시가 넘어서야 해가 보인다. 한라산 너머로 올라오기 때문에 산의 일출시간은 그만큼 늦다. 해가 올라오자
하얀 솜사탕같은 설원이 눈을 시리게 한다. 한라산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황홀한 풍경이다. 겨울 설산을 찾는 사람들은 이 맛을 알것이다. 윗
세산장에 도착하니 우리가 첫번째 방문객이다. 꿀맛같은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다시 하산하기 시작한다.
눈으로 등산로가 묻혀버려 깃발만 보며 발이 푹푹 빠지면서 길을 만들며 올라갈려니 힘이 두배로 든다. 그래도 흰 눈위에 첫발자국을 만든
다는건 설레는 일이다. 평일이라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아 겨울 설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몸과 마음이 시원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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