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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명소 찾기

제주의 바람이 된 남자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갤러리는 생각보다 컸다. 학교 건물 전체를 쓰고 있었는데 운동장은 그가 생전에 가꾼 정원으로 교실과 교무실은 그가 쓰던

작업실 모습 그대로 그의 사진이 걸린 전시실로 쓰이고 있었다.

제주에 미쳐서 살던 그가 쓰던 곳곳에 여전히 그의 혼령이 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 그가 여전히 살아있는 듯했다.

그의 연인처럼 제주를 사랑했던 것 같다.

제주에서 볼수 있는 모든것을 카메라의 렌즈로 가져왔다.

제주의 햇빛, 돌, 바람까지도 그의 사진에 나타나 있었다.

불치병으로 젊은 나이에 요절한 그는 화장되어 이곳 김영갑갤러리에 뿌려졌다.

사람들이 제주도에 막 관심을 둘 무렵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토록 미쳐 있던 제주에서 평생을 보내다 생을 마감하고 끝내 제주의 흙이 되었다.

 

 

정문은 어느시골학교의 모습과 다를바가 없었다.

 

 생전의 그의 모습들

사진을 관람하는 동안 옆에서 나는 누구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착각을 불러온다.


그가 수없이 올랐다는 용눈이오름이다.



 그는 제주와 연애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랑하는 연인의 다양한 표정처럼

제주의 수백 가지 표정들이 그의 사진에 있었다.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제주의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했고

그 바람이 갤러리 전체에 부는 것 같았다.

그의 글도 그랬다.

웬만한 작가를 넘어서는 그의 필력은 사진만큼이나 굉장했다.

 

 

 그가 생전사용했던 카메라며 집기들

들어갈 수는 없었다.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이토록 제주를 사랑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만날수는 없었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제주의 그 흔적만을.....

 

여기 그의 글을 올려본다.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욕심을 부릴 수 없게 되니까

비로소 평화를 느낀다.

때가 되면 떠날 것이고,

나머지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철들면 죽는게 인생,

여한 없다.

원없이 사진 찍었고,

남김없이 치열하게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