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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제주올레2코스: 광치기해안에서 통밭알을 거쳐 식산봉까지


제주올레1코스의 종착점이자 제주올레2코스의 시작점이 광치기해안이다.

성산일출봉은 본래 제주도에 붙어 있던 봉우리가 아니라 반쯤은 독립된 화산섬이었다고 한다. 밀물 때 물이 들어오면 완전한 섬이 되고 썰물 때 물이 빠지면 제주도와 이어지는 섬이었다. 이렇게 성산일출봉을 아슬아슬하게 제주도와 이어주던 곳이 1코스의 종착점이자 2코스의 시작점인 광치기해변이었다. 물이 들어오면 광치기해변이 물에 잠겨 일출봉이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광치기해변이 드러나 성산일출봉을 제주도와 이어 주었다. 이런 지형적 특성으로 광치기해변의 옛 이름은 터진목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을 1940년대 흙을 돋우고 돌을 쌓아 아예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고, 이로 인해 성산일출봉은 실처럼 가늘게 제주도와 연결된 것이다. 광치기의 물길이 막히면서 성산의 안쪽 바다는 복주머니처럼 내륙으로 깊고 둥글게 들어간 모양이 되었다.

그러나 이 복주머니 형태의 바다를 사람들은 그냥 두지 않았다. 1994년 성산 일대를 대규모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사업이 시작되어, 이 복주머니 지형의 목 부분을 막아 버린 것이다.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니고 갑문을 만들어 물길을 조절하겠다는 의도였는데, 이때 만들어진 갑문이 바로 성산갑문이다. 이렇게 하여 반 화산섬이었던 성산일출봉은 광치기 끝에 매달린 형태가 되었다가, 이제는 광치기와 성산갑문 양쪽으로 제주도와 연결되어 완전히 제주도의 일부가 되었다. 이렇게 하여 하나의 커다란 호수가 생겨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다 호수는 본래 통밭알이라 불리던 곳으로 조개가 많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통밭알이란 이름이 조개밭이란 뜻으로, 한 번 나가면 한 자루씩 조개를 줏어 오던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곳의 물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고, 조개가 급감해 통밭알이란 이름은 그저 옛 기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어쨌든 통밭알은 이제 거대한 호수가 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호수로 남진 못했다. 호수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제방을 쌓아 둘로 갈라졌고, 다시 안쪽 호수를 칸막이 치듯 막아 양식장으로 쓰고 있다. 올레길 2코스는 통발알을 둘로 가르는 이 제방길을 따라 식산봉으로 이어진다.

이 호숫길을 걸으면 식산봉이라는 작은 오름을 만난다. 통밭알을 이리저리 지나며 식산봉으로 이어지는 이 길이 2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다.

 

 

 

 식산봉은 성산갑문 뒤에 있는 작은 오름이다. 해발 60m 정도라 하니 동네 뒷동산 정도의 언덕이다. 그러나 식산봉으로 들어서면 그 울창한 숲에 깜짝 놀라게 된다. 깊숙한 열대 정글이 연상될 정도로 울창한 나무와 덩굴이 가득하다. 길을 내기도 힘들어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정상의 조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정상 주변에 키 큰 나무들이 즐비해 시야를 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