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철쭉으로 물든 천상의 정원 한라산(어리목에서 영실까지)
이른 새벽산행의 묘미는 쏟아지는 별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도심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고요한 산속의 새벽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멋드러진 풍경이다. 오늘 하늘이 굉장히 좋다. 어김없이 별이 머리 위로 쏟아진다.
드디어 한라산에 철쭉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직은 약간 이른감이 있지만 그래도 한라산은 여기저기 붉게 물들어 간다. 어설프게 한두시간
눈을 붙이고 나서 어둠이 내려 앉은 등반로를 따라 올랐다.
멀리 백록담 화구벽이 보이는 만세동산에서 자리를 찾아보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이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면서 겨
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태양이 떠오르며 철쭉을 붉게 물들인다.
어둠이 걷히는건 순식간의 일이다.
윗세오름 산장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후 영실코스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어리목코스에 비해 시간도 짧고 경치도 좋은 코스
다. 예년에 비해 선작지왓의 철쭉은 아직이지만 그래도 영실계곡은 이미 꽃이 지기 시작했다.
역시 신이 산다는 영실계곡이다. 철쭉은 이미 시들어가고 있지만 그 빼어난 절경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병풍바위 사이로 빛이 들어온
다. 보는이의 눈을 부시게 한다. 힘든 새벽산행이었지만 눈이 호강했다. 마음마저 넉넉해진다.
올해 한라산철쭉은 6월 5일부터 6월 10일 사이에 절정을 이룰 듯 싶다. 개화시기는 만세동산이 가장 빠르고 선작지왓이 가장 늦을 듯 하다.
선작지왓은 작년에 비해 개체수도 적은 듯 하고 남벽도 5월 30일 현재 개화가 50%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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