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당목장 안에 빽빽이 들어선 삼나무 숲길을 따라 10여분 걷다보면 '귀빈사'라 불리우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별장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사유지가 되어서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를 역사의 흔적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요즈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별장이 제주도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이 많지 않은것 같다.
대한민국의 건국시절 1950년대에 지금은 이해하기 힘든 국립목장이라는게 제주도에 설립되었는데 그것이 송당목장이라 한다.
그 목장 한켠에 이승만 전대통령의 별장이 있다. 실은 대통령의 별장이라기 보다는 귀빈 접대용으로 건축되었던것이 이승만 전대통령이 제주도 방문시 이곳에서 기거하였다하여 대통령별장이라 불리우게 되었다 한다.
이승만 별장은 구좌읍 송당리 민오름 서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1957년 미군의 지원으로 건축된 벽돌조로, 대지 660㎡에 건물면적 234㎡의 1층 건물 한 채다. 당시 미국식 전원형 단독주택 형식으로 지어져 이국적 특징을 갖고 있는 건축물로 이승만 부부가 1957년과 1959년에 두 번 머물렀던 곳이다. 국가원수가 사용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지난 2004년 9월 4일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대통령 별장이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제주시가 이승만의 별장 ‘귀빈사’에 대한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제주4·3의 최종 책임자로 당시 국가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이승만 기념관 설립은 아무리 보아도 문제이다. 당시 제주도민들은 국가권력으로부터 무자비한 폭력과 학살에 짓밟혔다. 그 책임이 권력 최고 핵심부인 이승만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지금은 쓸쓸하게도 느껴지리만큼 찾는이가 없다. 인과응보인지 아님 역사의 심판인지 그 호화스럽던 흔적은 없다.
97번 번영로와 1112번 비자림로가 만나는 대천동 사거리에서 비자림로를 따라 송당 방면으로 5분여를 가다보면 우측으로 송당목장이 보인다. 입구에는 빨간글씨로 방역상 출입금지라는 커다란 간판이 보인다. 가야될지 말아야될지 망설이다 별다르게 저지하는 사람도 없고해서 목장안 곧게 뻗은길로 들어섰다.
바로 이길이 이승만 별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길 양쪽으로는 둘레가 한아름 정도 될성싶은 삼나무들이 울창하게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있는 모습이 이국적인 모습을 물씬 풍긴다.
대통령 별장의 입구라서 그런지 족히 2km정도 곧게 뻗은 흙길에 양쪽의 울창한 삼나무숲에 그 너머 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의 목장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입구의 팽나무 한그루가 혼자서 지키고 있다. 옛 영화의 모습인지 쓸쓸한 흔적인지 묘한 기분이다.
사람들의 흔적이 많지 않은 곳은 반대로 그것을 싫어하는 동물들의 천국인것 같다. 꿰액~ 꿰액하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뛰어다니는 노루들을 흔히 볼 수 있고 그 노루들과 어울려 같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 여기저기 퍼더덕 거리며 날아다니는 꿩들의 모습은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이 흔하지 않은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 유물은 그 사람의 업적에 상관없이 보존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잘잘못을 떠나서 말이다.
그런데 기념관이란건 그 업적을 기리는 것이 아닌가? 잘못된 역사의 흐름을 그 시간이 흐른뒤 업적이라고 한다면 그 시간속에 있었던 사람들의 고통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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