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출이 주는 장엄한 매력에 빠져 맑은 하늘만 보일새라 치면 다음날 아침이 기다려진다.
형제섬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야 했다. 집에서 형제섬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의 거리다.
서둘러 도착한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형제도는 붉은 기운이 벌써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수평선에 짙은 먹구름이 가로막고 있었다. 약간은 실망스런 기분으로 그래도 1시간여를 달려서 온 길인데 기다려 보기로 했다.
형제섬은 산방산과 송악산 사이에 있는 무인도로.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포구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며, 크고 작은 섬이 마치 형제처럼 마주하며 떠 있다. 길고 큰섬을 본섬, 작은섬은 옷섬이라 불렀다.
본섬에는 작은 모래사장이 있으며 옷섬에는 주상절리층이 일품이다. 바다에 잠겨있다가 썰물때면 모습을 드러내는 새끼섬과 암초들이 있어서 보는 방향에 따라 섬의 갯수가 3~8개로, 그 모양도 마치 착각처럼 변하기도 한다. 이런 까닭에 일출.일몰시 사진촬영 장소와 최고의 낚시포인트로도 유명하다.
형제섬의 수중아치는 다이버들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해송, 연산호, 군락과 함께 자리돔, 줄도화돔 때들의 유영이 만들어내는 비경을 즐길 수 있다.
형제섬의 일출포인트는 형제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잡는 것이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장소를 달리 잡아야 한다.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이 아니면 날마다 변하는, 지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를 계산하여 정확한 위치를 찾기란 쉽지 않을터...
여기로 옮겨보고 저 곳으로 옮겨봐도 수평선에 걸친 먹구름 때문에 더 감이 안온다. 할 수 없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몰려있는 포인트로 자리를 잡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붉은 기운이 올라오나 싶더니 아차 싶은것이 이미 장소를 옮기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그래도 시커먼 먹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불덩이는 감격적이기만 하다.
꼭 일출이 아니더라도 송악산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산방산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은 제주도의 비경을 압축해 놓은 듯한 모습에 보는이의 탄성을 자아내는 곳이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이 곳을 그냥 지나친다면 평생을 후회할 일이다.
산방산에서 바라본 형제섬과 사계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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